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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1 - Life - 항상 떠오르는 생각

Life

어린 시절의 어머니는 항상 일을 하셨다.

나는 눈치채지 못하였지만, 어린 나를 데리고 항상 집에서 전선을 가공하거나 강아지 액세서리 따위를 만드는 등의 일을 하면 간간히 나를 돌보셨다.

이후 내가 초등학교를 다니게 된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오히려 내가 홀로서기가 가능해진만큼 어머니는 공장에서 근무하시기 시작하였고, 이 시절에 내가 볼 수 있었던 건 항상 죽은 듯이 주무시는 모습 뿐이였다.

2주마다 교대되는 야간근무와 주간근무,

12시간도 넘는 야간 근무 속에서 어머니는 밤새 앉지도 못한채로 기계부품을 조립하다가 아침에 퇴근을 하면 밤에 졸지않기 위해 기절하듯 쓰러져 주무셨다.

2주마다 바뀌는 교대근무 탓에 생체리듬도 무너지고 잠시 일어나 계신 동안에도 항상 피곤한 모습을 보이셨지만, 그래도 내게 는 화 한 번 내지 않고 항상 웃으셨다.

시간이 흐르고 어느덧 나는 성인이 되었고, 아침 일찍 일어나 밤 11시가 넘어 퇴근하는 삶을 보내게 되었다.

마치 기계와도 같았고, 나의 시간이 사라져버린 회색빛 시간이 시작되었다.

나는 항상 큰소리로 인사하고 마음에도 없는 미소를 지으며 다리가 무너질 것만 같아도 빠르게 뛰어다녀야했다.

집은 그저 잠을 자는 공간으로 변모해버렸고, 한때 열심히 즐기던 게임과 영화는 언젠가를 꿈꾸며 보고싶은 것 플레이 하고 싶은 것들은 그저 체크해두고 미뤼둘 수 밖에 없었다.

나의 어머니도 한때 이런 생활을 보내셨겠지.

아니, 한때가 아니다.

어머니는 여전히 일을 하고 계신다.

어머니 뿐만이 아니다. 나의 아버지 또한 여전히 일을 하고 계신다.

마치 기계처럼, 톱니바퀴처럼.

나의 부모님은 나의 미래를 위해서.

나는 나의 미래와 언젠가 태어날 나의 자식들을 위해서.

그리고 내 자식들은 자신들의 미래와 그들의 자식들을 위해서.

마치 영원히 맞물려가는 톱니바퀴와도 같이.

어머니는, 아버지는 희생을 하고 계신다.

나를 위해서, 나 때문에.

마치 희생을 하기 위해 태어난 존재와도 같이 자신을 포기하고 살아가고 있다.

언젠가 죽음은 다가올 것이고, 나는 그것을 막을 수 없다.

언젠가 나의 어머니의 얼굴에서 외할머니의 얼굴을 보았고, 나의 아버지의 얼굴에서 할아버지의 얼굴을 보았다.

벌써, 너무 가까워졌다.

나는 막을 수도 없고, 그들을 위해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

그 사실이 나를 너무나도 고통스럽게 만든다.

너무 미안하고 죄송하다며 사죄하고 싶다.

하루가 지날때마다 그들은 죽어간다.

하루가 지날때마다 나 또한 죽어간다.

그들은 나를 위해 희생하고 있고, 나 또한 희생 당해야만 한다.

이것은 인간의 인생인가?

모두가 이러한 것에 대해 떠올리며 살아가는지 너무 궁금했다.

혹은 오직 나만이 이러한 생각을 하고 있는게 아닐까 두려웠다.

분명 누군가는 희생할 필요 없는 삶을 보내고, 미래를 걱정할 필요없는 삶을 보내고 있겠지.

그것 또한 인간의 인생이겠지.

매일 떠오르는 태양이, 저 너머로 숨어드는 달이,

너무 두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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